[ZOOMUP] 타이드 인스티튜트TIDE Institute의 팹랩 서울FabLab Seoul – 3D프린팅코리아

세운상가 5층, 팹랩 서울에 발을 디딘 순간 나도 모르게 “그래, 이거지!”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가만히 있어도 아이디어가 퐁퐁 솟을 것만 같은 메이커들을 위한 완전한 공간이었다.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과 각종 도구들과 작품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빛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공간이 있었던가? 예술가, 메이커스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 타이드 인스티튜트의 팹랩 서울을 방문해 새삼스레 공간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돌아왔다.
글 / 박유라 기자  사진 / 진하정 기자



메이커 문화와 창업을 지원하는 타이드 인스티튜트

타이드 인스티튜트는 창업 관련 최신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한국사회에 공유하고 글로벌 창업 문화 확산과 선도형 기술 창업을 지원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을 비롯한 사업 다각화 및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여러 가지 창업을 위한 지원 중에서도 하드웨어 창업 하는 사람들을 많이 돕는다. 네 가지 핵심요소인 과학기술, 상상력, 디자인,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최신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한국사회에 공유하고 글로벌 창업 문화를 확산하고 선도형 기술창업을 지원하고자 설립되었다. 세부적인 분야를 모두 다루지만 Start-up이라는 공통분모로 묶어 각 사업 간의 활발한 인적 교류와 상호보완을 통해 상생하고자 한다. 또한 정부차원의 프로젝트들을 운영하며 학교나 연구소와 연계하고 있다. 타이드 인스티튜트는 지정 기부금 단체로 일반 영리 기업의 후원과 기부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타이드 인스티튜트의 팹랩 서울은 SK 텔레콤이 후원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 서울 팹랩

타이드 인스티튜트의 대표적인 장소가 팹랩 서울이다. 여기에서 누구든지 3D프린터, CNC 밀링머신, 레이저 커터 등의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장비와 라즈베리 파이, 아두이노 등을 활용하여 자신의 아이디어로 실물로 구현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다. 그것에 관련된 교육 장비도 활용할 수 있다. 고산 대표는 외국의 개러지Garage 문화를 국내 메이커들과 창업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었다고 한다. 누구라도 와서 이용할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지향하는 팹랩 서울은 국내 메이커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덕분인지 다른 메이커 스페이스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그런 공간들이 지속적으로 잘 운영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고 대표의 바람이 먼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팹랩Fab Lab이란

팹랩은 제작 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의 약자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수업에서 시작됐으며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MIT 주변의 빈곤층과 인도의 작은 마을을 상대로 한 이른바 아웃리치Outreach(주변 커뮤니티와의 상생 프로젝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대량생산과 규모의 경제로 인한 제약을 극복하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사물의 원리를 이해하고 설계 · 제작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교육적 효과가 부각되었다. 타이드 인스티튜트는 국내에 서울 팹랩을 포함한 수원 경기 중소기업청 셀프제작소, 대전과 광주의 창조경제혁신센터, 판교 K-ICT 디바이스랩 5개 포스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더 넓혀갈 예정이다.



초보자와 전문가가 함께 어우러지는 메이커 스페이스

메이커 스페이스가 장비와 운영인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좋은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그래서 타이드 인스티튜트에는 연중 양질의 프로그램들을 함께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국내는 아직 메이커 문화가 정착이 되지 않아 많이 배우고 확산시켜야 되는 만큼 메이커들과의 네트워크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다양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진입한 사람들과 메이커 톤 같은 이벤트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다음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있다. 여러 레벨의 프로그램이 존재하여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레벨이 있는 준전문가부터 전문가들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고 메이커 문화의 특징을 제대로 살린 점일 것이다. 물론 저렴하게 오픈되어있다는 것도 반가운 이야기이다. 일부 강좌는 무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잘 찾아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선택된 팹랩 만의 특권, 팹 아카데미

현재 36개국에서 500개가 넘는 팹랩 중 스무 몇 개 만 MIT와 직접 연계해서 수업하는 자격을 준다. 그 중 하나가 팹랩 서울이다. 매년 5월, 상반기에 MIT와 직접 팹 아카데미라는 수업을 한다. 고급기술교육이 제공되는 팹 아카데미는 기술교육에 대한 국제적 분산 캠퍼스이다. 팹랩 프로그램을 팹 아카데미가 교육을 제공하고 기계장치, 응용 프로그램 및 디지털 제작의 의미를 강조하고 감독한다. 팹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 FabEd 교사와 교육자 전문인력개발도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메이커스들에게 양방향 네트워크로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보급하고 운영자들을 재교육한다.



남녀노소,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는 팹 서비스

타이드 인스티튜트는 학교로 찾아가는 팹엣스쿨, 이동식 메이커 스페이스인 팹트럭도 운영 하고 있다. 팹트럭은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디지털 제작이 어려운 지역으로 이동하여 언제, 어디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장비를 이용하는 레이저커터, 3D프린터, CNC, 3D모델링&프린팅, 아두이노 워크샵 등이 연중 운영되고 있다. 또한 시니어, 스타트업을 위한 워크샵을 포함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 기술, 예술 융합 프로그램 팹 키즈, 중 · 고등학생들을 위한 디지털 제작 프로젝트 수업 팹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 연령층을 아우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가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메이커 문화를 확산시키고 그 가치와 향후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작업 공간이 부족한 작가들에게 팹랩 공간을 내어 주고, 작가들은 일반 이용자들에게 재능을 나누어 주는 아티스트 워크샵, 사회적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제작 프로젝트 수업으로 2 달 동안 Design Thinking과 디지털 장비를 배우고 한 달 동안 실제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소셜 디자인 워크샵 그리고 ‘Don’t stop making‘이란 주제로 메이커 톤Make-A-Thon이라는 공모전 등도 진행하고 있다.


에이팀 벤처스ATEAM VENTURES의 쉐이프엔진SHAPENGINE

에이팀 벤처스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한다’는 비전을 갖고 설립된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다.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위하여 사용성이 크게 개선된 3D프린터 CREATABLE D2를 자체 개발·출시하였고, 3D 프린팅 관련 온라인 공유 사이트 쉐이프엔진을 론칭하였다. 특히 고사양 장비가 특히 접근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고사양과 보급형 장비들을 보급한다. 파일만 보내고 결제만 하면 출력해서 택배로 보내주는 서비스이다. 3D 프린팅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3D프린터로 제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많은 사람들이 장비 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알고 있는 기자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통해 쉐이프엔진과 같은 스마트하고 유용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로 인해 국내 3D 프린팅 산업과 문화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Interview

나무보다 숲을 보는 안목으로 국내 메이커 운동을 이어갈 대들보  고산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

3D 프린팅은 몰라도 고산은 안다. 우주비행사의 꿈에서 대한민국 벤처 기업을 지원하는 대표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고산 대표. 지난 3월 ‘3D 프린팅 메이커스 페스티벌,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3D 프린팅 산업에서 3D프린터 자체만을 보기보단 그 주변의 저변을 만들어 가는 메이커 문화를 강조한 고 대표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었다. 이제는 더 이상 우주인 고산이라는 말보다 3D 프린팅 전문가가 더 어울리는 그이다. 그와 함께 3D 프린팅으로 만들어갈 미래가 궁금해진다.
글 / 박유라 기자 사진 / 진하정 기자



3D 프린팅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2010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 가있을 그 당시에 메이커봇MakerBot과 같은 3D프린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전에 몰랐는데 세상에 이런 것이 있구나, 싶어 충격을 받았었다. 하지만 원래는 3D 프린팅보다는 창업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았다. 창업 트렌드를 살펴보니 그 트렌드가 이미 하드웨어 쪽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3D프린터나 오픈소스 하드웨어 라즈베리 파이, 아두이노 등 이다. 이런 것들을 접하다보니 정말 중요한 분야라는 생각이 들어, 그것을 바탕으로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플레이 그라운드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플레이어들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스스로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생각에 에이팀벤처스라는 팀을 창업해서 3D프린터를 만들고 있다.


세운상가에 자리를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들었는데

‘세운상가에 없는 물건은 대한민국에 없다’는 말도 있었다. 재개발 계획 무산과 경기 침체 등으로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하드웨어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곳이다. 제조 공간, 부품 가게, 원자재 가게 등 부품 수급도 상대적으로 쉽고 뭔가 만들고자 하는 메이커들에게는 지리적으로 좋은 조건이다. 나가면 바로 필요한 부품을 살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만약 서울 강남 한복판에 팹랩 서울이 있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공간적인 의미 외에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공간자체가 그런 메이커들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이다.


나사는 3D 프린팅 우주 프로젝트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혹시 우주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이라도

그런 거대 프로젝트들이 팬시하고 멋있다. 내 친구들도 국제 우주선에 3D 프린터를 올려 보냈다. 메이드 인 스페이스Made in space라는 팀이다. 참여해볼 계획도 있고 흥미는 있지만 우선 지금은 가까이 있는 3D 프린팅을 확대시키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고 싶다. 일반인들이 3D 프린팅을 더 많이 알고 쓰게 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메이커 운동과 3D 프린팅이 가져올 미래를 전망한다면

메이커 운동은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그 자체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시키는 것.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그런 아이디어를 실체화하는데 필요한 기술이나 노력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이런 사소한 움직임들로 인해 새로운 제품이 생겨나고 더 나아가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3D 프린팅을 통해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실제로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가는 단계에 있다. 자기 맞춤 시대에서 스스로 개인의 욕구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메이커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태에서 더 발전하면 극단적으로 현저히 개인화된 제품들이 판매될 것이다.


국내 3D 프린팅 저변확대를 위해 필요한 점이라면

메이커 문화와 팹랩 모두 해외에서 시작된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중요한 위치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따라하지 말고 선점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메이커 분야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것에 비전을 갖고 있다면 야심차게 해외를 넘어서는 시도를 해야 앞서갈 수 있다. 그것이 메이커 문화의 요체이기도 할 것이다. 교육계의 경우 조금 보수적인 것 같다. 지금은 우리가 후발주자이지만 다음 세대들은 미국의 다음 세대보다 3D 프린팅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것을 빨리 당기기 위해 3D 프린팅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들과 메가트렌드를 학생들이 배우고 흡수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팹랩 서울 같은 곳과 플레이어들이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앞으로의 포부라면

예전과 비교해 확실히 3D프린터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3D프린터가 무엇인지 설명하기조차 힘들었지만 이제는 시장이 형성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3D 프린팅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국내 장비활성화인데, 국내 업체들 스스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외산 장비들 중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 Ultimaker이다. 3D프린터를 개발·제작하는 입장으로서의 목표는 Ultimaker보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3D프린터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그 정도의 수준이 되어가고 있고, 이제 외산 장비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더 큰 목표라면 3D 프린팅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토양을 다지고 잘 진행되게 하고 싶다. 정부의 역할은 처음에 스파크를 주는
정도로 불꽃을 일으키고 군불을 떼는 것은 민간에서 이어 받아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되어 콘텐츠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좋은 장소가 들어져도 잘 활용이 되지 않는 곳들이 많은 것이 아쉽기 때문이다. 창조경제가 들어서면서 공공자금을 투자해 여러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어놨으나 현 정권이 지나도 제대로 유지되느냐가 문제이다.


3D 프린팅으로 창업 · 창직을 하려는 청년들에게 조언한다면

어떤 분야에서건 창업하려면 최소 1년을 준비해야 한다. 산업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좋은 Co-Fouder들과 팀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이니만큼 어느 위치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포지션을 정확히 인지하고 공부는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하는 것이 실패확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탄탄한 팀으로 트렌드를 따라가며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는 여유가 있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이 발전되는 양상을 보면서 전망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사실상 트렌드를 따라가기만 하는 것은 힘들다.


3D Printing KOREA 코리아 독자들에게

3D 프린팅 코리아를 보는 독자들은 이미 얼리어답터들이나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3D 프린팅을 여러 분야에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 각자의 관심사나 이야기들을 공유한다면 커뮤니티가 커질 것이고, 그 중심에서 월간 3D 프린팅 코리아가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앞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길 바라며 3D 프린팅을 넘어 새로운 분야에서도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원문 보기 : http://www.3dprintingkorea.co.kr/fsboard/fsboard.asp?id=magazine&mode=view&idx=1246&srhctgr=%7Csubject%7C%7Ccontents%7C&srhstr=%B0%ED%BB%EA&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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