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과학 수다 1, 2 – 조선비즈닷컴

이명헌·김상욱·강양구 지음|사이언스북스|각권 278쪽, 271쪽|1만6500원

이 책에는 숱한 수다꾼들이 등장한다. 천문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이명현,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인 김상욱, 프레시안 과학 담당 기자인 강양구 등 3명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고산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서민 단국대 의과대 교수, 이정모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관장 등 20여명의 전문가들도 가세했다. 모두 과학계에서 입담꾼으로 알려진 이들이다.

이 책의 기획 의도는 간단하다. 전문가 여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그날의 주제에 대해 격의없이 수다를 떠는 것이다. 기본 전제는 대중에게 어려운 과학을 친절하고도 영양가 있게 전달한다는 것. 저자 3명이 과학 분야의 대표적인 주제 15가지를 정한 뒤 매 대화 때마다 해당 주제에 어울리는 전문가를 초빙하는 방식을 취한다.

예컨대 ‘줄기세포’를 논할 때는 황우석 사태의 최초 제보자이자 ‘닥터K’로 잘 알려진 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초대한다. ‘기생충’이 주제인 날은 서민 교수와 기생충학자 정준호씨를 함께 부른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였던 고산 대표와는 ‘3D 프린팅’이 열어줄 신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고 대표는 기술창업 지원 기관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뿐 아니라 보급형 초고속 3D 프린터 제작 스타트업인 에이팀벤처스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친구들과 커피숍에 앉아 왁자지껄 떠드는 듯한 대화 내용을 활자로 옮겨놨으니 술술 읽히는 건 당연하다. 하고 싶은 말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두 권 분량이다. 하지만 웬만한 소설책 한 권보다 더 빨리 읽힌다는 사실. ‘총, 균, 쇠’ 같은 책 한 장을 넘기는 데 얼마나 많은 지력이 소모되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마음이 놓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간 대화 내용이 가볍다는 말은 아니다. 주제부터 쉽지 않다. 암흑 에너지, 근지구 천체, 뇌 과학, 양자 역학, 힉스 입자, 중성미자, 핵융합 등의 주제가 줄지어 나온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최대한 친절하게, 자세히, 차근차근 설명하지만 주제 자체의 기본 난이도는 어쩔 수 없다.

어찌 됐든 과학 교양서의 기준에서 보자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다. 김상욱 교수는 에필로그에다 “과학 전문가를 모시고 네댓명이 모여서 수다를 떨 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면, 과학적인 내용은 물론 평소 듣기 어려운 깨알 같은 뒷얘기도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고 적었다. 저자들의 출간 의도는 대체로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원문 보기 :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6/25/20150625031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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