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서울시가 올해 3단계에 걸쳐 세운상가 일대를 4차 산업혁명 플랫폼 거점공간으로 조성한다.
첫 단계로 장기간 비어있던 세운상가 인근 건물이 청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재탄생한다.
박원순 시장은 2일 오전 10시 세운상가 옥상에서 ‘다시·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4대 전략기관 입주공간’의 문을 열었다.
시가 지난해 1월 발표한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전략기관 입주공간을 시작으로 5월 스타트업을 위한 창작·개발공간, 8월 시민문화시설과 공중보행교 등 3단계에 걸쳐 추진된다.
아울러 세운상가군 양 옆에 위치한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171개 구역엔 호텔과 사무실, 오피스텔 등이 28만㎡ 규모로 들어선다.
◇市, 4차 산업혁명 육성거점 조성…”시민에 개방”
서울시립대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단법인 씨즈, 팹랩서울 등이 입주할 4대 전략기관 입주공간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자 지원공간이다.
시는 빈 공간인 아세아상가 3층(약 630㎡)에 청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을 조성했다. 지하 보일러실 약 165㎡ 공간은 제작·창작 활동이 가능한 제작소로 탈바꿈했다.
시립대는 두 곳 모두에서 강의실을 운영하고 기술·제조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을 지원하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문을 연다. 사단법인 씨즈는 5년간 청년 스타트업 300여개를 육성한 전문 기관이며, 팹랩서울은 지하실 공간을 활용해 디지털제조 교육, 제작공방 운영 등을 맡는다.
5월에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세운~대림상가 구간 보행데크 옆 난간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라는 이름의 29개 창업공간이 들어선다. 드론개발실과 스마트의료기개발실 등 제작·창작시설 21개와 세운전자박물관과 북카페 등 전시·체험공간 8개가 자리한다. 시는 이달 중으로 입주기업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런 공간을 외부와 연결하는 문화시설은 8월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남산과 종묘가 한눈에 들어오는 세운상가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는 쉼터가 생긴다.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보행교(세운~청계상가)도 부활한다. 옛 초록띠공원 지상부는 세운광장으로 꾸며지고 지하부는 공사 중 발견된 조선시대 중부관아터 유적을 현지보존하는 방식으로 한 문화재전시관과 다목적홀이 마련된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올해 1단계 사업에만 500억원 이상 투입된다”며 “2단계 사업 설계를 끝내고 2019년까지 완공하면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세운4구역, 역사성 보존하면서 복합단지로 ‘재탄생’
높이 갈등으로 10년 넘게 사업이 지체됐던 세운4구역 등을 포함한 세운상가군 양 옆의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171개 구역은 점진적으로 개발된다.
종로4가네거리 및 청계4가네거리 등을 4개 축으로 하는 세운4구역(3만2223.7㎡)은 2023년 역사적 자산과 도심 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단지로 다시 태어난다고 시는 전했다.
대규모 철거 재개발 계획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던 세운4구역에는 중앙 대형광장을 중심으로 호텔, 사무실, 오피스텔 등 28만㎡ 규모의 상업시설이 입주한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등 인접한 역사경관 훼손을 막기 위해 보존 가치가 있는 역사건물 8채와 옛 골목길 등 도시조직 일부를 보존키로 했다.
이와관련, 시는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설계공모’ 당선작인 ‘서울세운그라운즈(Seoul Sewoon Grounds)'(KCAP·네덜란드)를 이날 발표했다. 작가 루드 히에테마(Ruurd Gietema)가 작품 의도와 세부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시는 연내 각종 심의 및 인허가를 완료하고 2021년 착공, 2023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한편 올해 세운~청계·대림상가 조성에 이어 2019년 12월 삼풍~진양상가 보행교까지 완공되면 청계천에서 종묘~남산으로 이어지는 남북보행축이 완성된다.
이를통해 시는 세운상가 일대를 창의제조산업 중심으로 제작·생산과 판매, 주거와 상업, 문화가 연결된 하나의 ‘메이커시티(Maker City)’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존 재개발과 도시재생은 주민들과 그들의 삶, 흔적들을 남기면서도 완전히 새롭게 이노베이션(기술 혁신)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다시·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계획처럼) 시민들의 삶과 기록, 흔적을 남기면서 21세기 첨단과 새로운 흐름을 융합하는 도시재생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도시개발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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