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이커 운동’은 최근 2~3년 사이 전국에 다양한 ‘메이커 스페이스(창작 공간)’가 생기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민간 분야에선 우주인 출신 고산씨가 설립한 타이드인스티튜트가 2013년 서울 세운상가에 세운 팹랩서울이 시초로 꼽힌다. 지난해부턴 정부가 메이커 운동을 창조경제의 한 동력으로 키우자고 나서면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코리아콘텐츠랩·무한상상실 등에 메이커 스페이스가 생겼다. 대부분의 메이커 스페이스에선 3D프린팅 기기 사용법을 교육받으면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이를 이용할 수 있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3D프린팅 교육단체인 메이커스빌은 서울 역삼동 창업단지인 팁스타운 내에 창작 공간을 운영하면서 초·중·고생 대상 컴퓨터 코딩과 3D프린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메이커버스는 은행청년권창업센터(디캠프)·카카오와 함께 전국 초등학교에 3D프린터를 보급하며 방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외에 국립 과학관·박물관·한국과학창의재단 등에도 3D프린팅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팹랩서울도 매년 여름마다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팹틴(fab teen)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국 대학들도 자체적으로 창작 공간을 마련해 캠퍼스 창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화여대가 메이크존 팹랩을 운영하고 있고 서울대 공대도 지난 3월 3D프린터·레이저 커팅기 등을 갖춘 해동 아이디어 팩토리를 오픈했다.
이 같은 메이커 운동은 새로운 ‘프로슈머’를 키우는 21세기형 교육이기도 하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IT디자인융합학부 교수는 “메이커 운동은 이제 국내에서 막 대중화된 단계”라면서도 “소비자로서 만들어진 물건을 수동적으로 사기만 하던 시대와는 분명 다른 세대가 메이커로 성장하면서 이들이 이전과는 다른 제조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보급형 3D프린터로 자녀와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