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고라’의 창시자… 사회적기업 만들고, 비영리·영리 법인 세우기도 – 문화일보

김진화 이사의 다양한 이력



1976년생인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는 다양한 이력을 가졌다. 인터넷 기업 다음에서 퇴사한 후 그가 중심이 돼 ‘두 개의 영리법인’과 ‘두 개의 비영리법인’, 그리고 ‘두 개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다.

그 스스로는 이를 ‘트리플 더블’이라고 불렀다. 연세대 영문과 재학 시절에는 학보사 연세춘추에 몸담았으며 국내 최초 비트코인 해설서 넥스트머니 비트코인을 쓴 작가기도 하다.

김 이사는 “병역 특례로 다음에 입사했다가 결혼했고, 학교로 돌아가지 않아 대학을 졸업하지는 못했다”면서 “다음에 있을 때는 당시 ‘미디어다음’ 서비스 전략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언론이 ‘아크로폴리스(Acropolis·도시 국가 폴리스에 있는 높은 언덕)’에서 고담준론(高談峻論)을 행한다면 우리는 포멀한 논쟁보다는 ‘생짜’의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하자는 측면에서 ‘아고라(agora·광장)’라는 콘셉트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그가 다음 아고라 게시판 서비스의 창시자로 불리는 이유다.

6년간 다음에 근무한 뒤 서른에 퇴사 후 디자이너 친구와 함께 의류회사를 설립했다. 그 후 공정노동, 친환경을 모토로 수다공방, 오르그닷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다. 그는 사회적 기업가로 2009년 노동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김 이사는 “페트병에서 원사를 뽑아내는 원천 기술이 있는 기업들이 있다”면서 “그런데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의류들이 취지만큼 디자인이 좋지 못해서 그 소재를 가져다가 한국의 독립 디자이너들과 함께 사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첫 비영리 법인은 창업지원 전문기관 타이드 인스티튜트였다. 블록체인협회가 두 번째다. 의류 회사 이후 두 번째 영리법인은 2013년 문을 연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이다.

201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지구환경정상회의에 한국 대표단에 참가한 점도 눈길을 끄는 이력이다.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처음 열렸던 회의에서 공정노동과 친환경 관련 의류 상품 전시회를 연 게 계기가 됐다.

당시 해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자들의 모임에서 비트코인을 ‘우연히’ 알게 됐다. 김 이사는 “처음에는 사기라고 생각했지만 파고들수록 재미가 있었고 인터넷 중앙화의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면서 “코빗을 준비하면서 책도 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무쌍한 이력을 가진 그에게 다음 목표를 물었다. 다소 싱거운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목표가 무의미한 사람입니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그냥 그때그때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것들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나름대로는 트리플 더블입니다. 인터뷰하다 보니 감회에 젖게 되네요.”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원문 보기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21401033503018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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