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중소기업 시제품 제작공간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합리적 비용으로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산업진흥원(SBA)은 5월 하드웨어 제작 지원공간 ‘서울IoT센터’ 문을 연다. SBA는 구로디지털단지(G밸리)에 있는 서울시창업지원센터에 공간을 확보했다. 이미 내부 시설은 2월 말 완공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서울IoT센터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제작설비를 제공한다. 약 260평 규모에 3D프린터 4대, 금속가공용 4축 컴퓨터수치제어(CNC) 장비, 레이저커터 등 제조업 설비 30여종을 마련했다. 상주 전문가가 시제품 제작을 지원한다. 이용요금은 무료지만, 작업 규모에 따라 부분 요금이 적용된다. 센터에서 시제품을 제작한 기업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제품을 양산할 때까지 지원한다는방침이다.
제조 분야 창업에 관심이 쏠리면서 서울시 내 시제품 제작공간도 증가세다.
서울 용산전자상가 내 나진상가에는 서울시의 디지털대장간이 있다. 지난해 5월 개소한 디지털대장간은 산업용 3D프린터, 대형 CNC머신, 목재절단기 등 36종, 41대 장비를 보유했다. 실비를 제외한 설비 이용료는 무료다.
중소기업청이 2012년 경기청을 시작으로 전국 5개 지방청에 마련한 셀프제작소도 시제품 제작공간 중 하나다. 예비창업자, 중소기업, 개인 제작자를 대상으로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등을 무료 제공한다. 산업디자인, 기구설계, 역설계 등 각 분야 전문가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용료가 별도 청구된다.
지난해 하반기 개장한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도 상상공작소라는 시제품 제작공간을 설치했다. 3D프린터, 비닐커터 등 제조설비 7종을 갖췄다. 서울 세운상가 팹랩 서울,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 메이커스빌도 시제품 제작공간이다.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엔피프틴(N15)은 ‘프로토엑스(ProtoX)’라는 시제품 제작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시작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공간을 활용해 시제품을 제작하는 일이 일반적이다. 경제적인 가격으로 시제품을 제작한 뒤 양산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서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고가 장비와 전문 인력을 보유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VR) 연동 진동장치를 제작하는 리얼햅틱스 박준형 이사는 “시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시제품 제작소 도움은 필수적”이라며 “시제품 제작소를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서울 내 시제품 제작소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시제품 제작공간 증가세를 하드웨어 중요성이 높아지는 산업 추세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국민대학교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IT 위주로 발전이 이뤄진 후 하드웨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시제품 제작공간과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가 늘어나는 현상이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표】서울시 시제품 제작공간 현황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